[옥션리뷰] 김환기의 뉴욕시대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경매가 열린다

Jonathan Fe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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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추상미술의 대가 김환기 화백이 뉴욕에서 지냈던 시기에 그린 작품들이 경매에 나온다. 김 화백은 한국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를 가진 작가로, 그의 작품 ‘우주(Universe)’가 2019년 크리스티 홍콩에서 약 132억 원(구매 수수료 제외, 8,800만 홍콩달러)에 낙찰된 바 있다.

김환기, 무제, oil on Korean paper, 1970s.(제공. 케이옥션)
김환기, 무제, oil on Korean paper, 1970s.(제공. 케이옥션)

한국 미술품 경매사 케이옥션은 5월 31일 서울 강남 본사에서 김환기 작품들을 비롯한 105점, 약 77억원어치 작품을 출품한다. 이번 경매에는 김환기의 뉴욕시대(1963~1974) 작품 3점이 선보인다. 이 시기에 김 화백은 순수 추상의 세계에 빠졌고, 그의 후반기 화풍을 대표하는 전면점화가 이 시기에 나타났다.

또 한국인의 서정을 주로 다뤄 한국인에게 가장 사랑받는 화가 박수근의 ‘그림 그리는 소녀들’도 경매에 등장한다. 이 작품은 하드보드에 유채로 그렸고, 소녀 10명이 옹기종기 모여 그림 그리는 모습을 담았다. 그의 작품 가운데 드물게 빨강, 노랑, 초록 등 화사한 색상이 드러난다. 추정가는 2억 8천만∼4억 원이다. 케이옥션은 “현장의 자유 분방한 모습과 거친 표현 기법이 두드러지고, 아이들이 입고 있는 빨강, 노랑, 초록 등 다양한 색깔의 옷이 독특하다”고 설명했다.

박수근, 그림 그리는 소녀들, oil on hardboard, 1960s. (제공. 케이옥션)

이밖에 오지호, 이대원, 황염수, 권옥연 등 근대 주요 구상 작가들 작품과 함께 윤형근, 이우환, 정창섭 등의 추상 작품, 이건용, 이강소, 전광영, 이배, 남춘모 등 후기 단색화 작가들의 작품도 경매에 오른다. 최근 한국에서 관심을 받고 있는 고미술 부문에서는 겸재 정선의 ‘산수인물도’, 송암 이시눌의 ‘경직도’, ‘강화사층장’, ‘먹감이층농’, ‘분청사기조화모란문장군’, ‘분청사기조화어문편병’ 등 회화, 목기, 도자기가 골고루 출품된다.

해외 미술 부문에서는 아모아코 보아포, 우고 론디노네, 줄리안 오피, 앤디 댄즐러, 치하루 시오타, 아야코 록카쿠 등 국내외 미술시장에서 꾸준히 거래되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이 새로운 컬렉터를 기다린다. 로버트 인디애나, 데이비드 호크니, 앤디 워홀, 알렉스 카츠, 줄리안 오피, 요시토모 나라의 에디션 작품도 등장한다. 경매 출품작은 경매일인 5월 31일까지 케이옥션 전시장에서 관람할 수 있다.

한편 케이옥션은 미술품 경매의 세계화를 위해 일본 ‘뉴 아트 에스트 웨스트 옥션’(The New Art Est-Ouest Auction)과 미술품 소싱 및 판매 역량 공유를 위한 협약을 맺었다. 이를 통해 케이옥션은 일본과 홍콩 컬렉터들에게 한국 미술품을 소개하고, 한국 컬렉터들에게 해외 미술품에 간단히 접근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한다.

케이옥션은 “미술품의 해외 경매를 위한 고정 사업장이나 인력 투입 없이 전략적 협력 관계를 통해 해외 진출과 동일한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전 세계 컬렉터들이 손쉽게 글로벌 미술품 경매를 진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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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nathan Fe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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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준수는 한국 주재 옥션데일리 필진이자 편집자이다. 언론, 사회적경제, 마을공동체, 공정무역 커피업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했고 글을 쓰고 있다. 예술이 사회·시대와 동떨어져 있지 않으며, 예술이 지구와 인류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도구가 될 수 있음을 인식하고 있다. 한국의 좋은 작품과 아티스트를 많이 소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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