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시장] 3년 만에 축소된 세계 미술시장… 중국 미술시장만 ‘나홀로 성장’
고금리와 인플레이션, 전쟁 등의 요인으로 2023년 글로벌 미술시장은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러한 흐름 속에서 중국 미술시장만 성장했다.
![세계 미술 시장 2023년 매출액 ⓒ ARTS ECONOMICS](https://auctiondaily-prod.s3.ap-northeast-2.amazonaws.com/uploads/2024/04/2.1.webp)
아트 바젤과 UBS는 ‘글로벌 아트마켓 보고서 2024’를 통해 지난해 세계 미술품 판매액은 전년보다 4% 감소한 650억 달러(약 85조4400억 원)를 기록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미술품 판매액이 줄어든 것은 2020년 이후 3년만이지만, 팬데믹 이전인 2019년 644억 달러보다는 늘어났다.
보고서는 이 같은 거래 감소 요인으로 금리 상승, 인플레이션, 전쟁과 정치적 불안정 등을 꼽았다. 이로 인해 컬렉터들이 보다 신중하게 작품을 고르는 현상이 나타났다. 특히 대출금으로 미술품을 사는 일부 부유층에게 높은 금리는 부담이 된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로 보면, 미국 미술시장은 전년보다 3% 감소한 272억 달러를 기록했다. 매출은 줄었지만, 미국은 세계 미술시장 매출의 42%를 차지하며 국가별 거래 규모에서 1위를 지켰다. 고가의 미술품들이 주로 뉴욕과 런던에서 판매되는 경향 덕분으로 풀이된다.
뒤를 이어 중국 미술시장(홍콩 포함)의 약진이 눈에 띄었다. 거래 규모가 전년대비 9% 늘어난 122억 달러로 영국을 누르고 세계 2위의 미술시장(19%)으로 부상했다. 이는 팬데믹 여파로 인한 기저효과도 있었다. 보고서는 “엄격한 코로나19 관련 봉쇄 조치가 완화되면서 경제활동이 재개된 덕분”이라며 “중국 미술시장은 지난해 상반기 기지개를 켰고, 팬데믹 이후 처음 열린 아트바젤 홍콩 등 주요 박람회와 전시회가 다시 열리면서 시장 규모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활발했던 상반기와 달리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와 부동산 침체 등으로 하반기에는 다소 수요가 줄어 중국 미술시장의 성장이 계속될지는 미지수다.
![세계 미술 시장 국가별 점유율 ⓒ ARTS ECONOMICS](https://auctiondaily-prod.s3.ap-northeast-2.amazonaws.com/uploads/2024/04/2.2.webp)
2022년 미국에 이어 2위를 차지했던 영국은 2023년 3위(17%)로 밀렸고 전년대비 8% 감소한 89억 달러를 기록했다. 프랑스는 점유율 7%로 4위를 차지했다. 일본 시장은 매출이 9% 감소했으며, 다른 아시아 주요 시장인 한국, 싱가포르 미술품 거래액도 줄었다.
가격별 작품 구매 분포도 달라졌다. 2022년에는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1천만 달러 이상의 초고가 작품 거래가 활발했지만 2023년에는 지갑이 열리지 않아 40% 하락했다. 다만 50만 달러 미만 거래는 활발하게 이뤄져 11% 증가했다. 이는 MZ 컬렉터들이 신규로 유입되면서 온라인을 통한 중저가 작품의 구매가 이어진 덕분이다. 특히 5만 달러 미만 작품의 온라인 판매가 전체 거래의 18%를 차지했다. 이 수치는 2019년보다 두 배 높은 점유율이었다. 지난해 온라인을 통한 미술품 거래는 전년 대비 7% 증가한 118억 달러로 추정됐고, 온라인 판매 미술품의 58%가 5만 달러 이하였다.
한편, ‘2024 아트 바젤 홍콩’이 3월 26일 문을 열어 30일까지 홍콩 컨벤션 & 전시 센터(Hong Kong Convention and Exhibition Centre, HKCEC)에서 개최됐다. 올해 아트 바젤 홍콩에는 40여 개 국가와 지역의 243개 갤러리가 참여했다. 이는 전년보다 37% 커진 규모로 미술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