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션리뷰] 근현대 거장 작품들로 새해 첫 경매 열린다
국내 미술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에 빠진 가운데 올해 첫 미술품 경매가 열린다.
케이옥션은 24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한국 근현대 거장들 작품을 모아 총 93점, 추정가 총액 89억원에 달하는 1월 경매를 출품한다. 이번 경매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작품은 김창열 화백의 물방울 시리즈 ‘온고지신’(1979)이다. 가로 1.6m, 세로 1.95m의 대형 작품으로, 추정가는 6억~10억 원이다. 김창열 작품 중 최고가 경매는 그가 세상을 떠난 2021년 1월 직후 열린 서울옥션 2월 경매에서 ‘물방울’(1977)이 10억
4천만 원에 낙찰된 바 있다. 해외 경매까지 넓히면 같은 해 5월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서 낙찰됐던 ‘CSH 1’(1978)이 985만 홍콩달러(약 14억 원)였다.
이번 1월 경매에 출품된 ‘온고지신’은 물방울이 흘러내리며 물이 고인 양에 따라 모양이 제 각각이다. 케이옥션은 “흘러내린 물방울 자국은 전쟁의 상흔이 담긴 눈물 흔적같이 보인다”며 “여러 물방울은 가늘고 굵은 형태를 만들며 그 안에 우주를 담아낸다”고 말했다. 그의 다른 출품작 ‘회귀 SA03023′(2003)은 문자와 영롱한 물방울을 함께 배치해 물방울의 영롱함을 극대화했고, 추정가는 6500만~1억2천만 원이다.
지난해 세상을 떠난 박서보 작품은 다양한 묘법으로 그린 6점이 출품됐다. 반복적인 연필 긋기가 돋보이는 초기 작품인 ‘묘법'(1980)은 추정가 4800만~8천만 원, 화사한 색감의 ‘묘법 No. 080612’는 5억8천만~8억 원 등이다. 이밖에 이우환의 ‘조응’(6억7천만~7억5천만 원), 장욱진의 ‘나무와 새와 모자’(2억~3억5천만 원) 등이 출품됐다.
해외 부문에는 아야코 록카쿠의 ‘Untitled’(3억9천만~8억원), 데미안 허스트의 <1,3-Dicaprin>(1~2억 원), 알렉산더 칼더 <Dolmens>(1억2천만~2억5천만 원)를 비롯해 데이비드 호크니, 쿠사마 야요이, 요시토모 나라 등의 에디션 작품들이 출품된다.
한편 서울옥션은 23일 두 동양화가(박생광, 박래현) 작품으로만 채운 특별 경매를 연다. 두 화백 모두 채색화를 대표하는 작가들로서 이날 경매는 현장 참석 없이 전화∙서면∙온라인으로만 응찰 가능하며 총 143점, 약 62억원 규모로 진행한다. 박생광(1904~1985)은 무당이나 불교설화와 같은 민속 소재를 강렬한 색으로 표현한 수묵채색화인 ‘무당’ 시리즈를 선보이며, 박래현(1920~1976)은 최근 예술적 성취를 재조명받고 있는 여성 화가로 이번 경매에는 ‘이른 아침’(5억~6억5천만 원), ‘향연’(4억~5억5천만 원) 등이 출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