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OREA NEWS ] 소문난 잔치, 프리즈서울 “먹을 것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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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즈 서울’에서 관람객들이 서도호 작가의 작품을 보고 있다. ⓒ허지영
‘프리즈 서울’에서 관람객들이 서도호 작가의 작품을 보고 있다. ⓒ허지영

한국의 가을이 미술과 함께 열렸다. 미술품을 사고파는 대형 장터가 열리면서 가을 빛은 조금 더 짙어졌고, 채도 역시 높아졌다. 코로나19 팬데믹 여파가 남아있지만, 세계적인 미술장터를 눈으로 확인하려는 이목과 발길이 이어졌다.

세계적인 아트페어 브랜드 ‘프리즈’(Frieze)가 아시아 최초로 서울에서 첫 선을 보였고, 한국 대표 아트페어인 ‘키아프’(Kiaf)가 동시에 열렸다. 두 아트페어는 지난 2일 서울 코엑스에서 함께 개막했고, ‘프리즈 서울’은 5일, ‘키아프 서울’은 6일 폐막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한국 속담과 달리 잔치는 풍성했고 다채로웠다. 두 아트페어에 국내외 갤러리 274개가 부스를 차렸고, 키아프의 부대 행사였던 ‘키아프 플러스’까지 포함하면 참여 갤러리는 350개에 달했다. 아시아는 물론 한국에서 열린 아트페어 가운데 최대 규모를 자랑했다. 이들 아트페어에는 관람객들이 북적였고 떠들썩하게 진행됐다. 관람객은 7만여 명(중복 방문 제외)으로 추산됐다. 주말에는 관람객이 몰려서 안전을 위해 티켓 판매를 중단했을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매출 규모도 역대급이었다. 프리즈는 6천억 원이상, 키아프는 7백억 원대 미술품을 판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두 아트페어는 거래 규모를 공개하지 않지만, 세계 각지에서 찾아온 컬렉터와 미술애호가로 문전성시를 이룬 만큼 성공적인 세일즈가 이뤄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프리즈 서울’은 뉴욕과 LA보다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추정되고, ‘키아프 서울’도 지난해(650억 원)를 웃돈 것으로 예상됐다.

‘프리즈 서울’의 면면은 화려했다. 전시 구성을 보면, 주요 갤러리가 부스를 차린 ‘메인 세션’, 근현대 거장들 걸작으로 꾸민 ‘프리즈 마스터즈’, 아시아 갤러리와 작가를 소개한 ‘포커스 아시아’로 꾸며졌다. 특히 프리즈 마스터즈에는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 앙리 마티스, 로이 리히텐슈타인, 장 미셸 바스키아, 데이비드 호크니, 키스 해링, 에곤 실레 등이 집결돼 관람객의 큰 호응을 얻었다. 이 같은 강력한 라인업에 힘입어 유명작가 작품들이 속속 팔렸다.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촛불’이 1500만 달러(약 207억 원)에 팔린 것을 비롯해  조지 콘도의 ‘붉은 초상화’가 280만 달러(약 38억 원), 마크 브래드퍼드(브래드포)의 ‘오버패스’는 180만 달러(약 24억 원), 게오르그 바젤리츠의 ‘정오의 엑스레이’가 120만 유로(약 16억 3000만 원)에 나갔다. ‘프리즈 서울’ 출품작 중 가장 비싼 작품(4500만 달러)이었던 파블로 피카소의 ‘방울이 달린 빨간 베레모를 쓴 여인’은 사진을 찍으려는 관람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올해로 21주년을 맞은 키아프 서울은 상대적으로 프리즈보다 적은 관람객이 찾았다. 하지만 한국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과 향후 한국 미술시장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프리즈에 가려 들러리만 섰다는 혹평도 있지만, 프리즈를 유치함으로써 서울이 흔들리는 홍콩을 대신해 아시아 미술시장 허브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세계 각지에서 찾아온 수많은 갤러리와 수집가, 미술 애호가들이 이를 방증한다. 

이와 함께 한국 미술시장이 1조원대로 진입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예술경영지원센터 집계에 의하면, 지난해 한국 미술시장 규모는 약 9,223억 원, 올 상반기에는 5,329억 원이었다.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 등으로 현재 주춤한 상태이긴 하나, ‘프리즈 서울’ 효과가 한국의 전통 발효식품처럼 시간이 지나면서 발휘될 여지가 있어 보인다. 이번에 서울을 찾은 해외 갤러리와 컬렉터 중에는 한국 진출이나 한국 작가들을 해외에 소개하고 프로모션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람객과 참여한 갤러리 반응도 좋았다. 현장에서 만난 MZ세대 이규진씨(28)는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고, 작품에서 드러난 세계관을 통해 작가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며 “요즘 미술품을 눈 여겨 보면서 관심이 많은데, 좋은 기회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승목씨(58)도 좋은 반응을 보였다. “미술계 트렌드를 볼 수 있어서 좋고, 아주 즐겁게 (아트페어를) 만끽하고 있다.”

한국 소도시 구멍가게를 정감있게 그린 이미경 작가 등의 작품을 들고 참여한 갤러리 이마주(gallery imazoo)의 배근아 큐레이터도 만족스러운 눈치다. “관객들이 오셔서 좋아하는 모습을 보는 보람도 있고, 재능 많은 작가들에게도 미술 애호가들과 만나는 기회이자 창구가 되는 것 같다.”

사이먼 폭스 프리즈 CEO는 기자간담회에서 “런던, 뉴욕, LA에 이어 서울에서 네 번째로 아트페어가 개최됐지만, 해외 유명 갤러리 110게가 참여한 프리즈 서울은 런던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라고 밝혔다. 이에 ‘프리즈 서울’ 올해부터 5년간 서울에서 열린다. 프리즈와 키아프는 이에 대한 MOU(양해각서)를 맺었다. 이는 한국 미술시장이 성장 가능성을 갖고 있다는 방증이며, 영화·드라마, 음악(K-Pop) 등을 통한 한류에 미술(K-Art)도 동참할 것이라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아울러 한국 정부와 서울시도 이처럼 뜨거운 열기에 힘입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특히 서울시는 이건희 미술관(기증관)을 짓기로 한 송현동 부지(총 3만7141m²)를 내년 ‘프리즈 서울’과 ‘키아프 서울’을 위해 빌려주겠다는 의향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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