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매회사들 각축장이 되고 있는 한국 미술시장
한국 경매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글로벌 경매회사들이 앞다퉈 한국에 사무소를 열거나 첫 기획전을 연다. 최근 한국 미술시장 성장에 힘입어 한국이 글로벌 경매회사들의 새로운 각축장이 되는 양상이다.
우선 글로벌 경매회사 소더비(Sotheby’s)가 한국에 재진출한다. 1744년 영국 런던에 설립돼 40개국에 사무소를 두고 있는 소더비는 이르면 10월에 서울사무소를 연다. 소더비는 1990년 한국에 진출했다가 2000년대 초 철수한 바 있으나, 다시 한국 시장을 노크한다. 이에 전문인력 충원 등을 통해 ‘소더비코리아’라는 이름으로 사무소 개소를 준비하고 있다. 소더비의 이 같은 움직임은 한국 미술시장의 성장과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보인다. 2021년 한국 미술품 유통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180% 증가한 9,223억 원(약 6억 9천만 달러)으로 추산되고 있다. 소더비는 홍콩사무소가 아시아 시장의 중심이었으나 홍콩 정치상황 등에 맞물려 아시아 미술 시장 거점을 다변화하고 있다. 특히 한국에서 9월 2일부터 5일까지 세계 3대 아트페어 중 하나인 프리즈의 ‘프리즈(Frieze) 서울’과 ‘키아프 서울(KIAF·한국국제아트페어)’이 열렸으며 ‘아트바젤 리포트’는 한국을 신규 컬렉터 증가세가 가파른 나라 중 하나로 지목한 바 있다.
또 2000년 한국에 진출한 크리스티코리아도 9월 3~5일 거장 프랜시스 베이컨과 아드리안 게니의 작품 16점을 선보이는 기획전(플레시 앤드 소울: 베이컨/게니)을 열었다. 크리스티가 한국 진출 뒤 여는 첫 전시였다. 크리스티는 이번 전시 작품들의 경제적 가치를 약 5,800억 원(4억 4천만 달러) 이상으로 평가했다. 프랜시스 벨린 크리스티 아시아태평양 총괄사장은 한국 미술시장의 성장세와 활기찬 생태계를 언급하면서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 컬렉터 및 미술 애호가와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아울러 2017년부터 서울에 사무소를 둔 필립스옥션은 8월 31일부터 9월 6일까지 한국 진출 이후 처음 기획전(뉴 로맨틱스 New Romantics)을 개최했다. ‘프리즈 위크’ 기간에 열리는 이번 전시는 아니아 홉슨과 같은 신진 작가를 비롯해 캐서린 번하드와 같은 국제적 입지를 다진 중견작가를 망라한 23인을 소개했다. 이 전시에 나온 작품들은 9월 19일부터 10월 21일까지 필립스 홍콩에서 판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