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매시장 올라온 비틀즈 친필 사인 앨범 위조 논란
한국 온라인 경매사이트에 비틀즈 친필 사인 앨범이 올라왔다가 사라지는 일이 발생했다. 위조 논란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운영사는 공식적인 공지 없이, ‘검증 작업 중’이라는 입장만 내놨다.
아트&컬처 경매 오픈마켓플랫폼 ‘블랙랏(BLACKLOT)’은 11월 14일 비틀즈 ‘애비 로드(Abbey Road)’ 친필 사인 LP를 경매에 올렸다가 위조 논란이 일자 비공개로 전환했다. 이는 희귀 앨범을 경매에 부치는 ‘레어 LP 컬렉션’이벤트로 12월 5일까지 진행 예정이었다. 애비 로드 외에 ‘렛잇비(Let it be)’ ‘미트 더 비틀즈(Meet The Beatles)’등 비틀즈 다른 앨범도 사라졌다.
블랙랏은 한국 경매회사인 서울옥션이 만든 경매 오픈마켓이다. 오픈마켓 특성상 판매자가 정보, 경매 일정, 경매 시작가격 등을 입력해 경매에 부칠 수 있다. 비틀즈 멤버 모두의 사인이 담긴 ‘애비 로드’와 ‘렛잇비’는 각각 2억6000만 원, 1억4000만 원이 책정됐으며 존 레논과 폴 매카트니가 친필 서명한 ‘미트 더 비틀즈’는 1억원에 올라왔다. 특히 애비 로드 앨범은 등록 당시 미국 감정회사 PSA의 감정서가 첨부돼 있었다. 하지만 한국 비틀즈 동호회 측에서 서명이 위조됐다는 주장과 함께 감정 날짜와 양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동호회 멤버가 PSA에 감정서 진위 여부를 문의했고, PSA는 위조라는 답변을 전했다고 알려졌다.
이에 블랙랏은 공식 입장 없이 기다려 달라는 말을 전했다. 블랙랏 관계자는 “검수작업이 필요해 (작품들을) 내려 놓은 상태”라며 “확인작업이 끝나면 그 결과를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PSA에 재감정을 의뢰했으며 아직 회신을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재감정 확인작업이 언제 끝날지 등에 대해 확인해 주지 않았다.
이번 블랙랏 이벤트에 올라온 앨범들의 감정서가 위조로 판명되면 한국 경매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 아트 경매시장은 급성장 추세였다. 낙찰총액 기준 2021년 3,294억원으로 전년보다 3배가량 증가했다. 2020년이 코로나 팬데믹으로 주춤했어도 2019년 1,565억원보다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미술업계 관계자는 “한국 아트 경매시장은 작품 감정 전문 인력 부족이 크게 부족하며 특히 해외 작품 감정에 있어서 취약하다”며 “이런 국내 시장의 한계를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있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시장 확대에 맞춰 인력 등 시스템 구축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비틀즈 친필사인 앨범은 몇 차례 해외 경매에서 낙찰된 사례가 있다. 많이 알려진 사례로는 2013년 ‘서전트 페퍼스 론리 하트 클럽 밴드(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 친필 사인 앨범으로 29만달러에 낙찰된 바 있다. 당시 낙찰 예상가는 3만달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