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션리뷰] 조선시대 달항아리, 34억원에 낙찰… 국내 조선백자 경매 중 최고가 경신

Jonathan Fe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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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달항아리(백자대호, 높이 47.5cm)가 국내에서 진행된 조선백자 경매 중 최고가인 34억 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종전 최고가는 31억 원(2019, 서울옥션)이었다. 해외에서는 이보다 더 높은 가격을 받았다. 2023년 3월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60억 원(높이 45.1cm, 456만 달러)에 낙찰된 달항아리가 국내외를 통틀어 가장 높은 가격을 기록한 바 있다.

이번 경매를 진행한 서울옥션은 “높이 40㎝ 이상 달항아리는 주로 왕실에서 사용됐고 전하는 수량도 적어 국보·보물을 포함해 20여점밖에 남지 않았다”며 이번 달항아리는 18세기 전반에 만들어진 국보급이라고 소개했다. 경매 진행 전 시작가 35억 원에 출품됐던 달항아리는 시작가를 32억 원으로 조정했다. 이어진 경매에서 현장이 아닌 서면 응찰자에게 34억 원에 낙찰됐다. 낙찰자가 누구인지 알려지지 않았다. 

올해 국내외 경매시장이 조정기에 접어든 가운데, 경매에 나온 한국 미술품 가운데 달항아리가 눈에 띄고 있다. 지난 3월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 이어 9월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356만9천 달러(45.2cm, 약 47억 원)에 낙찰된 바 있다. 국내외에서 달항아리에 대한 관심이 높음을 보여준다.

다만 이번 경매에 나온 달항아리가 앞선 크리스티나 소더비 출품작보다 컸던 까닭에 당초 시작가보다 낮은 가격에 낙찰된 점은 한국 미술품 경매시장이 침체에 빠져 있음을 방증한다. 또 일각에서는 제작된 지 50년을 넘은 작품 중 사적·학술적·예술적 가치가 높다고 판단되면 해외 판매를 금하는 ‘문화재보호법’ 때문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낙찰가 34억 원에 새 주인을 찾은 높이 47.5cm 달항아리 (제공. 서울옥션)
낙찰가 34억 원에 새 주인을 찾은 높이 47.5cm 달항아리 (제공. 서울옥션)

한편 중동에 달항아리 등 한국 공예품 매력을 알리는 기회가 마련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8일부터 11일까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리는 ‘두바이 다운타운 디자인(Downtown Design Dubai)’에 한국 작가 6명의 공예작품 26점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이 행사는 디자인∙공예 박람회로서 달항아리를 만드는 류지안(Jian Yoo) 작가의 작품도 소개된다. 류 작가는 지난 4월 한국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 바이든 대통령 부부에게 선물한 달항아리(더 문 화이트) 제작자다. 그의 달항아리는 보는 각도에 따라 서로 다른 색이 보석처럼 반짝이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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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nathan Fe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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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준수는 한국 주재 옥션데일리 필진이자 편집자이다. 언론, 사회적경제, 마을공동체, 공정무역 커피업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했고 글을 쓰고 있다. 예술이 사회·시대와 동떨어져 있지 않으며, 예술이 지구와 인류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도구가 될 수 있음을 인식하고 있다. 한국의 좋은 작품과 아티스트를 많이 소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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