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션리뷰] 프리즈 서울 앞두고 근현대미술 경매는 군불 지필까?

Jonathan Fe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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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9월 대규모 아트페어(프리즈 서울, 키아프)를 앞두고 국내외 근현대 작품들이 8월 경매에 오른다. 국내 미술시장 조정기 속에 시장성이 검증된 작품 중심으로 경매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김환기, 무제 (제공. 케이옥션)
김환기, 무제 (제공. 케이옥션)

케이옥션은 23일 서울 신사동 본사에서, 서울옥션은 29일 강남센터에서 경매를 연다. 케이옥션은 총 61점, 73억 원 규모, 서울옥션은 총 97점, 50억 원 규모로 진행한다. 케이옥션 8월 경매에는 김환기 화백이 뉴욕에서 활동할 당시(1963~1974) 시도했던 다양한 조형 실험 가운데 두 점이 선보인다. 이 두 작품은 신문지에 유채로 그린 1968년 작품이다. 당시 한국에서 뉴욕으로 활동 무대를 옮긴 김 화백은 조형 형식과 색채 연구에 나섰다. 이에 민족적 색채에서 보편적인 공감대를 형성하는 회화를 추구했다. 이번 출품작은 그런 조형 실험의 결과가 담겨있다. 두 작품의 추정가는 모두 6천만 원에서 1억 8천만 원이다.

이와 함께 최근 한국에서 관심을 끌면서 뉴욕 등 해외에 활발하게 소개되고 있는 한국 실험미술가인 이건용, 이강소, 이배의 작품도 눈길을 끈다. 또 윤형근, 박서보 등 추상 작가들의 작품을 비롯해 김창열, 김종학, 이대원, 황염수, 이숙자, 남관, 김흥수 등 한국 화단에 궤적을 남긴 작가들의 작품이 새 주인을 찾는다. 차세대 현대 미술가로 손꼽히는 서도호는 그의 작업을 대표하는 소재인 ‘집’과 관련한 소품으로 컬렉터들과 만난다. 이 소품의 추정가는 2800만~5천만 원이다. 

케이옥션 경매 출품작 가운데 최고가는 이우환의 ‘바람으로부터’(1982)다. 추정가는 8억~12억 원이다. 기존 바람 시리즈 대부분이 회색 계열이나 이 작품은 주황색 계열을 사용해 강렬한 인상과 생동감을 준다고 평가받고 있다. 그의 또다른 작품인 회색 계열 색감을 지닌 ‘바람과 함께’(1989)도 출품되며 추정가는 2억~2억 5천만 원이다.

요시토모 나라, Burst Barricade (제공. 케이옥션)
요시토모 나라, Burst Barricade (제공. 케이옥션)

해외 작가로는 일본 네오팝의 선두주자 요시토모 나라의 작품 2점과 아야코 록카쿠의 작품 4점, 야요이 쿠사마의 작품 4점이 나온다. 이 가운데 요시토모 나라의 ‘Burst Barricade’는 독일 유학 시절 반전사상을 예술로 승화한 기반을 토대로 나온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추정가는 2억 5천만 원~3억 5천만 원.

두 경매회사 모두 천경자 작품을 선보여 눈길을 끈다. 케이옥션에는 ‘아그라의 무희'(1979, 추정가 3천만~6천만 원)가, 서울옥션에는 ‘쟈바의 여인'(1986, 추정가 2억 5천만~5억 원)이 새 주인을 기다린다. 

서울옥션이 이번 경매에서 선보이는 최고가 작품은 추정가 6억~8억 원인 박수근의 ‘귀로’다. 27.4×14.5cm의 작은 크기로 박수근 주요 전시에 빠지지 않고 나올 정도로 중요한 작품이다. 이밖에 한국 추상미술 거장인 유영국의 ‘연'(1966, 추정가 4억 5천만~8억 원)과 ‘Work'(1984, 4억~6억 원)을 비롯해 임직순, 윤중식, 이인성 등의 작품도 선보인다. 두 경매 모두 경매 전까지 전시장을 찾으면 출품작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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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준수는 한국 주재 옥션데일리 필진이자 편집자이다. 언론, 사회적경제, 마을공동체, 공정무역 커피업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했고 글을 쓰고 있다. 예술이 사회·시대와 동떨어져 있지 않으며, 예술이 지구와 인류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도구가 될 수 있음을 인식하고 있다. 한국의 좋은 작품과 아티스트를 많이 소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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