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션리뷰] 경매장에 오른 실험미술, 어떤 반응을 만날까?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한국실험미술 1960-70년대’전이 열리는 가운데 경매를 통해서도 한국 실험미술이 속속 선보인다. 바야흐로 실험미술의 귀환이자 재조명이다. 한국 현대미술의 빈틈을 메우고자 하는 흐름이 경매에도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예술을 통해 당대의 불의에 저항했던 실험미술은 형식∙내용의 전복과 예술의 의미에 대한 탐구에도 적극 나선 바 있다.
케이옥션은 오는 28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여는 경매를 통해 김구림, 이강소, 이건용 등 실험미술 선구자들의 작품을 선보인다. 몸을 움직이는 단순 동작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형식을 벗어난 새로운 패러다임을 창조한 이건용의 ‘The Method of Drawing’은 추정가 1억~1억5천만 원에 경매에 오른다. 이 작품은 ‘하트 그림’이라는 애칭을 가지고 있다. “실재가 과연 있는가”라는 물음을 던지는 이강소의 ‘From an Island-02021’은 6천만~1억2천만 원, 김구림의 ‘음양 8-S. 130’은 추정가 1500만 ~3000만 원으로 경매에 부쳐진다.
또 단색화 거장을 중심으로 한 블루칩 작가들의 대작도 이번 경매에서 볼 수 있다. 이우환의 ‘Dialogue'(13억5000만~20억 원)와 ‘조응'(7억2000만~9억5000만 원)을 비롯해 유영국의 ‘Work'(10~20억 원), 박서보의 ‘묘법 No. 88912′(6억2000만~12억 원) 등이다. 케이옥션은 “이우환의 ‘Dialogue’ 속 여백은 단순히 비어 있는 공간을 넘어서는 의미를 지닌다”며 “캔버스와 관람자 그리고 공간의 대화는 더욱 밀접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으며 더 나아가 무한한 시공간을 화폭에 담아냈다”고 평가했다.
이밖에 김환기 작품도 3점 출품되며 1세대 단색화 거장 정상화의 프로타주 작품 ‘무제 78-P.11’(3800~7000만 원)도 나온다. 최근 뉴욕 록펠러센터 채널가든 광장에 세워진 6.5m의 숯조형물 ‘불로부터 (Issu du feu)’로 이목을 끈 이배의 작품도 6점이 출품된다. ‘불로부터-46F’(1억6000만~4억 원), ‘무제’(8000만~1억5000만 원), ‘붓질 4-56’(6500만~9000만 원)이 새 주인을 찾는다.
해외 미술에서는 조엘 메슬러의 대형 작품 ‘Sunrise Sunset'(4억~7억 원)을 비롯해 아야코 록카쿠의 ‘Untitled'(8000만~1억 5000만 원), 패트릭 휴즈의 ‘Empty Fair'(5000만~1억 원)에 경매에 오른다. 또 치하루 시오타, 타니아 말모레호, 에가미 에츠 등 독특하고 개성 있는 작품 세계를 선보이는 작가들의 작품도 선보인다. 케이옥션은 “조엘 메슬러는 2000년 LA에서 첫 전시를 한 뒤 지금까지 활발한 작업을 이어가며 세계 미술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며 “작품을 둘러싸고 있는 푸른 식물과 짧은 문구 그리고 뱀 등이 등장하는 그의 작품은 텍스트와 이미지의 관계를 탐구하게 한다”고 말했다.
케이옥션의 6월 경매는 총 72점, 약 80억 원어치 작품이 출품되며 경매가 열리는 28일까지 케이옥션 전시장에서 관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