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션리뷰] 세계 미술시장에서 한국 점유율 1%… 한국 아트딜러 2022년 매출 40% 성장
지난해 세계 미술시장 성장을 이끈 주체는 아트딜러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아시아 미술시장 성장이 두드러졌으며 아시아 아트딜러 매출은 전년보다 26% 늘어났다. 다만 세계 경매시장 매출은 2%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아트바젤과 글로벌 금융투자회사 UBS가 최근 내놓은 ‘아트마켓 2023′(The Art Market 2023) 보고서는 2022년 세계 미술시장 매출을 678억 달러(약 90조 원)로 집계했다. 이는 앞선 해(2021년 659억 달러)보다 3% 성장한 수치다. 지난해 하반기 인플레이션 압력 등으로 미술시장이 조정기에 들어선 가운데도 성장세를 유지했으나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한 2014년(682억 달러)에는 미치지 못했다.
보고서는 2022년 세계 미술시장 성장은 대체불가토큰(NFT) 등 디지털 아트 성장과 고급 미술품 거래가 주도했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디지털·영화·비디오 아트 거래 비중이 2021년 1%에서 2022년 5%로 늘었고, 또 부유층 수집가가 미술품 구매에 코로나19 이전보다 더 많은 돈을 썼다고 덧붙였다.
노아 호로위츠 아트바젤 CEO는 2022년 세계 미술시장을 놓고 “경제 변동성이 커졌음에도 미술시장은 전반적으로 성장하면서 팬데믹 이전 미술시장을 회복했다”며 “다만 대형 아트딜러는 커진 반면 소규모 아트딜러, 경매시장이 위축되는 등 다양한 상황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2022년 미술시장 성장을 이끈 아트딜러 시장은 전년보다 7% 성장한 372억 달러(약 50조 원) 매출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자장에서 조금씩 벗어나 해외 여행을 비롯해 초대형 아트페어가 재개한 덕분이었다. 특히 아시아 아트딜러 시장이 26% 성장한 가운데, 한국 아트딜러 매출이 40% 급등했다. 보고서는 “프리즈 서울과 KIAF(한국국제아트페어) 동시 개최 영향이 컸다”고 분석했다. 일본 아트딜러는 28% 늘었다.
반면 경매시장은 신통치 않은 성적표를 받았다. 2022년 세계 경매시장은 268억 달러(약 35조 원) 매출로 전년대비 1% 떨어졌다. 팬데믹 이전인 2019년보다 11% 성장한 수치지만 양극화된 경매시장 분위기가 뚜렷했다. 1천만 달러(약 132억원) 이상 초고가 작품 시장이 유일하게 성장해 12%를 기록했다. 1천만 달러 이상 작품은 전체 경매 매출에서 32%를 차지해 전년도(28%)보다 비중이 높아졌다.
아트딜러나 경매 부문 모두 고가 작품 거래만 활발하게 이뤄져 양극화가 뚜렷했다. 보고서는 “2021년 매출이 팬데믹으로 인한 저점에서 31%로 급등했지만, 정상적인 모멘텀으로 복귀한 첫 해인 2022년에는 부문별, 지역별, 가격별로 실적 차이가 벌어지면서 전반적인 성장이 둔화됐다”고 분석했다.
지역별 시장은 일부 변화가 있었다. 미국이 세계 미술시장 점유율에서 2% 오른 45%로 1위를 지킨 한편 중국과 영국이 자리를 바꿨다. 영국이 점유율 18%로 2021년 3위에서 2위로 올라섰으며, 중국은 3위(17%)로 밀렸다. 중국 시장의 하락은 코로나19 봉쇄 정책에 따라 판매와 행사가 취소된 영향으로 특히 경매시장이 가장 크게 위축돼 전년대비 22% 감소한 69억 달러를 기록했다. 프랑스가 7% 점유율로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시장이었고, 한국은 처음으로 집계에 이름을 올리며 점유율 1%를 기록했다.
팬데믹 영향으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던 온라인 미술시장은 정점에 올랐던 2021년(133억 달러)보다 17% 준 110억 달러(약 14조 5천억 원)로 집계됐다. 이 같은 매출 축소는 팬데믹 영향력이 약해지면서 전시회, 경매, 아트페어가 오프라인 행사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온라인 아트 판매는 전체 미술시장에서 16%로 나타나 2020년(25%)보다 큰 폭으로 줄었다. 아트 NFT 매출도 2022년 15억 달러(약 2조 원)으로 전년보다 49% 폭락했다. 암호화폐 시장이 빙하기에 들어섰던 때문이었다.
한편, 이 보고서는 2018년 첫 호가 나온 이래 매년 세계 미술시장을 분석하고 있다. 아트 경제 관련 컨설팅/조사 기관인 아츠 이코노믹스(www.artseconomics.com)가 아트딜러, 경매회사, 수집가, 아트페어, 예술 및 금융 데이터베이스 등을 통해 수집∙분석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성됐다.